친구와 오랜만에 대화하던 중, 제게 고민을 하나 털어놓았습니다.
친구는 자신이 너무 자주 웃는 얼굴을 하고 있어서, 다른 이들이 가끔 자신의 의도를 오해하지는 않을지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웃음을 줄여서 조금 더 시크하고 쿨하게 다른 사람들을 대해야 할지 제 의견을 물어보았습니다.
실제로 친구는 항상 웃는 상입니다.
하지만 저는 친구의 밝은 모습이 친구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하였고, 친구의 많은 주변 사람들도 똑같이 생각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저는 친구의 둘도 없는 강점이라고 생각했던 면이 오히려 친구에게는 고민의 대상이라는게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저도 친구와 비슷한 고민을 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무시당하고 얕잡아 보는 심성이 나쁜 사람들에게 치여서, 왜 나는 항상 착하고 만만하게 보이게 웃고 다니는지 제 자신을 많이 자책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만만하게 보이지 않아야지, 내 감정을 꽁꽁 숨겨야겠다 혼자 다짐했습니다. 그게 어른스럽게 보이는 길이고, 진정한 어른이 되는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가을학기가 시작해서 제 대학교 친구와 예전처럼 밥을 먹는데, 친구가 제게 말했습니다.
"복숭아야, 너 조금 변한 것 같아."
제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묻자, 친구는,
"예전에 너는 참 명랑하고 bubbly했는데, 변한 것 같아."
친구의 말은 제게 가슴이 쿵 하는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저의 밝고 천진난만한 모습은 사실 제 친구가 저를 좋아했던 이유 중 하나였던 것입니다.
이미 저는 제 모습 그대로 좋아해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데, 왜 몇몇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 제 자신을 바꾸려 했던 것일까요?
모두들 자신에 대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기 마련이죠.
그게 외모가 되었던, 성격이 되었던, 우리가 생각하는 자신의 고쳐야 하는 점들은 항상 존재합니다.
이런 점들이 자신의 눈에 거슬리게 보일 수 있지만, 가장 우리를 자책하게 하는건 이런 우리의 면들을 다른 사람에게 지적받거나 거부당했다고 느껴질 때입니다.
그럴 때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우리는 인간이기에 우리가 잘못되었고 자신을 고쳐야 한다고 굳게 믿습니다.
물론, 우리를 정말 생각해서 어렵게 말을 꺼내 충고를 해준 가족이나 친구의 말들은 귀기울여 들을 필요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저 지나가는 말로, 또는 훑는 눈길로 우리가 잘못되었다고 느끼게 한 사람이라면, 그저 흘러가게 놔두는게 더 좋은 결정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의 단점이 사실은 우리를 빛나게 해주는 매력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고쳐야할 대상이 아닙니다. 나의 내면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변화가 아니라 외부의 시선과 압박으로 강요되는 변화라면, 내 모습 그대로를 지키세요.
이미 나를 내 모습 그대로 좋아해주고 사랑해주는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서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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